카페에 가입하고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지가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갑니다만 처음 쓰는 글이네요. 열심히
활동하시는 여러분께, 그리고 민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요렇게 사죄의 글을 올립니다. ㅎㅎ
오랬만에 카페에 들어오니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군요. 각 단계별로 무척이나 상세하게
나뉘어져 있고, 6, 7 단계도 생겼네요? ㅎㅎ 예전보다 글들도 많이 올라오고, 또 댓글도 신속하게 올라오고 말이죠. 점점 체계적으로 변해가는
카페 모습에 괜시리 흐뭇합니다 ㅋ
한데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게 하나 있네요. “ 민토님 도와주세요. ”, “~~요렇게 해도 되나요? ”,“ 책에 보면 10번 읽으라고 되있는데 9번 읽으면 안되나요? “ 등등… 요런 질문들.. 한숨만 나옵니다. ㅋㅋ
그런 분들 보면 정말 한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책에 다 써있다고. 시키는 그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이죠. 제 얘기를 좀 해드릴께요.
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체육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구요. 중,고등학교때는 공부랑 사이가 안좋았습니다.
제가 처음 영절하 책을 본건 2004년쯤일껍니다. 당시 해병대 수색대에서 복무하고 있었구요. 힘든
시절 다 보내고 병장진급을 앞둔 그때, 소위 말하는 ‘악’기 만땅이었을 시절이죠. 병장진급과 동시에 사회진출계획을 실천에 옮기리라 생각하던 터에 영절하를
읽게 되었습니다. 충격이었죠. 6개월만에 영어가 된다니…. 당장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써있는 고대로..
아무리 시간 내기가 힘들어도 기상 전에 1시간. 취침 후 1시간, 2시간은 무조건 했습니다.
1,2,3 단계… 6개월이 지났지만 3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했죠 ‘ 2시간은 연속으로 해줘야 되는구나…’ 제대 후 다시 시작했습니다. 1,2,3단계.. 어느 정도 발전한 저를 느꼈지만,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카페를 알게 되었고, 정모에 참석했습니다. 바로 캠프 시작했고요. 사정상 2달 밖에
캠프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민토를 만났죠. (지금은 민토라고 부르니까 무척 어색하군요 ㅋ)
처음엔 솔직히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공부 잘 하는 애들 보면 괴롭히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스타일이거든요. ㅎㅎ 저와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찌됐든 저는 영어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수업을 듣다 보니 느껴지더군요. 민토가 진심으로 날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저도 주저하지 않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민토가 준 자료들을 이용해서 집에서 꾸준히
훈련했습니다. 사실 3단계에서 사전만 찾아보는게 너무 지루했는데, 사전이 아닌 동화책이나 다른 자료들을 이용한
훈련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민토가 시키는 대로, 그리고 영절하 책에 써있는 대로 꾸준히 했습니다.
가끔씩 흔들리거나, 공부하기
싫을 때면 카페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다른 분들 공부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극이 되더군요. 여러 고수님들께서 써 놓으신 글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마음을 다졌습니다.
2시간씩 공부를 시작하다가 4시간, 6시간, 8시간 … 점점 더 욕심이 생기더군요.기간에 대한 기대감은 일찌감치 버렸습니다. 남들보다 실력이 부족해서 그러겠거니 하고 생각했죠.
복학 후 학교생활을 하면서 적어도 2시간은 무조건 영어를 했습니다. 제가 가장 의문스러웠던 것은
단계별 끝나는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아 끝났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죠. 그때는 요렇게 생각했죠 ‘ 내가 좀 둔해서 그러겠지 뭐 ‘
그렇게 1년이 지나고 학교 영어회화 수업에서 슬슬 영어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해외연수 갔다왔냐는 질문도 받게 되더군요. 점점 신이 났습니다. 더 열심히 했죠
그 즈음에는 단계에 신경쓰지 않았구요, 영절하에 얽매이지도 않았습니다. 큰소리로 책을 읽고,
프렌즈를 보며 따라했습니다. 사전도 봤고요.
그리고 점점 영절하의 위력을 알게 됐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볼께요.
학교 영어강의 시간이었습니다. 실용영어라는 이름의 강의였는데, 가보니 토익교재로 수업을 하더군요.
한번도 토익문제를 접해본적이 없던 저는 궁금했습니다. 파트 5를 보면 문법문제가 있습니다. 풀만 하더군요. 전 그 동안 영절하 정신에 입각하여
한번도 문법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읽어보면 답이 짐작이 가더군요. 예를들어
make sure
you _ understand the instructions before you begin to take these
medicines.
a.thoroughly
b.through
c.most through
d.throughness
요런문제. 전 그 당시 thoroughly 가 무슨 뜻 인줄도 몰랐죠. 근데 그냥 왠지 쟤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 같더군요. 교수님은 저런 애들을 부사라고 한다. 저 자리에는 동사를 수식하는 부사가 들어가야한다. 라고 복잡하게
얘기하셨습니다. 하나도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ㅋ
저런식으로 그냥 감이 오더군요. ‘이 자리에는 이렇게 생긴 애들이 들어오드라.’ 그동안 책을 읽어오면서 자연스레 문장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던거죠.
자신감을 얻은 저는 토익에 도전했습니다. 토익을 하면서는 어휘력이 부족한게 가장 걸리더군요. 그래서
단어를 무작정 외웠습니다. 고등학교때처럼. 모의고사 문제집 사서 꾸준히 풀어보고.. 2주정도 보고 첫 토익을 봤는데 815점이 나오더군요. 깜짝
놀랬죠. 800을 목표로 했는데 단숨에 넘어버렸으니까..
그동안 한 게 아까워서 한번 더 봤습니다. 요번 주 토요일에 점수가 나올껍니다만, 채점해보니 몇 개
안 틀렸드라고요. 900넘길 것 같습니다.
써놓고 보니까 자랑하는 것 같네요.
토익 점수 좀 받았다고 잘난 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뭐 잘난 체 할만한 실력도 안되고요.
제가 하고픈 말은 사소한 공부 방법 하나하나에 너무 신경쓰지 마시라는 겁니다. 물론 더욱 효과적인
공부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시간이 있다면 저는 당장 책을
소리내서 한번 더 읽겠습니다.
분명 영절하는 바른 영어학습법이라 생각합니다. 여러 장점들을 가지고 있구요. 아까 말한대로 문법공부
할 필요없습니다. 민토의 말처럼 어느정도 수준에 오른 뒤에 정리하는 수준으로 문법책을 보는 정도가 좋은 것 같네요. 또 영절하는 소리 내는 법
– 발음 –을 먼저 훈련하기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제가 영어 회화 강의시간에 발음좋다는 소리 덕에 자신을
얻었던 것처럼요. 제일 큰 장점. 자신감이 생기면 영어하는게 재미있어진다는거. 하루라도 안하면 허전하고, 소리내어 영어를 하고싶은 그런 맘이
생기니까 말이죠.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현명한 방법을 선택하신 겁니다. 이제 남은 일은 그저 자신을 믿고
꾸준히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2년전에 토익 900점을 받는 인간들은 사법고시 패스한 사람들과 같이 취급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영어를 꾸준히 공부한 결과, 어느새 ‘그런 인간’ 이 되어있는 제가 놀라울 뿐입니다.
이 작은 성공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민토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도 하루빨리 영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길 소망합니다.